교회떠난 다음세대, 가나안 신자 위한 예배공간 가보니...

입력 2024-09-03 15:58 수정 2024-09-03 16:19
지난 2일 더워십플레이스 사역팀과 장한이 사모가 서울 송파구 예한교회 지하2층 창고를 개조한 예배공간 '더워십플레이스'에서 찬양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예한교회(이승현 목사) 지하 2층 창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높은 천장과 LED 화면이 펼쳐진 무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무대 앞에는 청년들로 꾸려진 싱어와 베이스, 드럼 등 악기세션으로 구성된 밴드팀이 이미 예배를 인도하고 있었다. 현장에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인 참석자 60여명이 손뼉을 치거나 뛰면서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마치 공연장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예배공간 ‘더워십플레이스’다. 찬양사역자이자 다음세대 선교사인 브라이언킴(45)과 찬양 사역팀이 지난해 9월에 세운 선교센터다. 사역의 출발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회를 떠난 다음세대 청년들과 ‘가나안’ 신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홍대 공연장을 빌려 찬양 예배를 드리면서부터다. 예배 현장을 방문한 뒤 깊은 감동을 받은 이승현 목사가 지하의 교회 창고를 저렴한 월세로 제공했고, 사역팀은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모아서 예배 장소로 개조했다.

지난 2일 장한이 사모가 서울 송파구 예한교회 지하2층 창고를 개조한 예배공간 '더워십플레이스'에서 찬양을 부르고 있다.

센터는 격주마다 매번 다른 게스트를 초청해 간증과 찬양 예배를 진행한다. 더워십플레이스에서 66번째 예배가 진행된 이 날은 CCM 가수 장한이 대전수정교회 사모가 초청 게스트로 무대에 섰다. 대표곡 ‘행복’과 ‘십자가 그 사랑이’를 부르며 복음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 사모는 “목회자 남편을 만나 개척교회를 세우고 찬양사역자로서 삶을 사는 과정에서 복음을 전하는 삶을 결단했었다”며 “이는 하나님의 십자가 사랑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단순한 찬양을 넘어선 깊은 신앙 고백의 자리가 됐고 참가자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브라이언킴 선교사는 “이곳의 목표는 한 영혼이 예수님을 만나고 복음을 경험하는 예배가 드려지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교회를 떠난 다음세대와 가나안 성도들을 위해 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일 예배 참가자들이 서울 송파구 예한교회 지하2층 창고를 개조한 예배공간 '더워십플레이스'에서 찬양하고 있다.

예배에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부모세대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은아(49)씨는 “교회를 떠나 방황 중인 아들과 같은 다음세대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고, 찬양을 부르는 순간 복음 안에서 자유함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더워십플레이스는 다음세대가 복음을 듣고 찬양사역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영혼 전도’와 ‘제자양육’을 중점으로 한다. 최이레(31)씨는 이곳에서 신앙을 회복하고 찬양사역자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최씨는 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으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던 중 이곳에서 예배를 드리며 삶의 변화를 경험했다. 현재는 사역팀의 도움으로 음반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2일 최이레씨(왼쪽)와 브라이언킴 선교사(오른쪽)가 서울 송파구 예한교회 지하2층 창고를 개조한 예배공간 '더워십플레이스'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최씨는 “예전에는 ‘내일 아침 눈을 뜨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는데 지금은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어도 기쁘게 살아내겠다’고 기도한다”며 “창문에 마태복음 6장 33절을 적어놓고 매일 하나님을 바라보는 기쁨으로 살아내기를 결단하는 삶의 태도로 변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킴은 “이곳을 방문한 젊은이 중에는 게임 중독과 같은 세상의 습관을 끊어내고 말씀과 찬양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다음세대 회복에 한국교회와 동역하는 연합예배와 찬양사역자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