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연탄공장인 삼천리 연탄공장이 폐쇄됐다. 초가을부터 연탄가구 어르신들의 연탄값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서울 동대문구에 따르면 삼천리 연탄공장 부지 활용을 위해 공장 철거를 시작했다. 삼천리 연탄공장은 1968년 설립돼 하루 약 30만장의 연탄을 생산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공장이었다. 하지만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 인해 지역주민 사이에서는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특히 ‘이문차량기지 복합개발’이 추진되면서 기지 동쪽에 있는 연탄공장 이전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됐다. 현재 전국에는 19개 연탄공장만 남아있다.
동대문구는 오염도 조사를 위한 토양환경평가를 실시하고 안전하게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 공공복합시설 건립을 위한 ‘활용방안 수립 용역’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연탄을 삼천리 연탄공장에서 공급받았던 터라 올겨울 캠페인을 앞두고 연탄 확보와 비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기복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삼천리 연탄공장이 폐쇄하면서 동두천에 있는 연탄공장에서 연탄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서울 이외의 지역이다 보니 물류비와 수송비, 인건비 등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탄은행이 지난해 실시한 ‘전국연탄사용가구조사’에 따르면 전국 연탄사용가구는 7만4167가구다. 서울은 1827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2021년(1773가구)에 비해 54가구 늘었다. 대구, 충북, 제주 지역에서도 최소 30% 증가했다.
허 목사는 “고유가·고물가로 인해 연탄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며 “연탄 가격도 850원에서 최대 1000원까지 오를 수 있어 연탄가구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