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도 수원 회령교회 신연희 전도사는 1998년 국경을 넘었다. 중국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아들을 낳고 살다가 2004년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이송됐다. 북한에서 지하교회를 세울 계획으로 기도했으나 다시 중국으로 부르시는 소명을 듣고 그해 12월 재탈북했다. 중국 공안의 통제가 더해지고 가택 수색이 좁혀오자 이듬해 대한민국으로 왔다.
하나원을 퇴소한 뒤에는 인천에 정주한다. 간병인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로 일했고 장로회신학대와 감리교신학대 목회신학대학원을 거쳐 수원에 탈북민교회인 회령교회를 개척했다. 신 전도사는 “직접 갈 수는 없지만, 미디어를 이용한 줌과 채팅으로 중국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을 복음으로 세워갈 길이 열렸다”면서 “다시 돌아갈 고향 땅에 주님의 일꾼으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 경기도 광명 쉴만한물가교회 김정원 전도사는 함흥이 고향이다. ‘고난의 행군’ 당시 사랑하는 딸과 아버지를 잃는 슬픔에 삶을 포기할 생각을 하다가 1997년 중국으로 탈출했다. 남조선이 배우고 알았던 것과 다르게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란 사실을 깨닫고 탈북자를 색출하는 중국 공안을 피해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왔다. 김 전도사는 “아무 준비 없이 베이징으로 향했고, 그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계기가 됐다”면서 “베이징 한국영사관을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했다”고 전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총무 태동화 목사)은 ‘북한이탈주민들의 복음화와 통일시대 북한선교를 준비하는 탈북민 선교 자료집’을 펴냈다고 3일 밝혔다. 북한 땅에 고정돼 있는 선교의 시선을 돌려 먼저 북한 사람을 바라보자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 이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북한 선교의 열매인 200명 가까운 탈북 목회자와 신학생, 90여곳 탈북민 교회와 성도들을 돌보자고 언급한다. 탈북민 3만명 시대에 북한 선교의 주역으로서 탈북민 목회자와 교회에 주목하자는 취지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발간한 북한종교자유 백서를 보면 국내 탈북민 가운데 기독교인 비율은 41%다.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란 주체사상 교육을 철저하게 받은 이들 열명 가운데 네명이 남한에서 회심했다고 답한 건 놀라운 일이다.
기감 선교국은 앞의 2곳에 더해 서울 새터교회 향연교회 예수새민교회, 경기도 화성 여명교회, 고양 예수마음교회 등 7곳의 탈북민 교회를 소개했다. 또 탈북민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안성제일교회 인천평화교회 북한이탈주민사랑협의회 북한회복감리교회연합 등 교회와 기관 10곳의 현황을 전했다.
태동화 선교국 총무는 “탈북민은 우리 곁에 이미 찾아온 북한 동포이고, 장차 남과 북이 통일되기 이 전에 먼저 한몸을 이루어야 하는 형제와 자매”라면서 “북한에 고정돼 있는 선교의 시선을 국내 거주 탈북민에게도 확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