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그후…“집 왔는데 피부 발진” 주민 고통

입력 2024-09-03 04:50 수정 2024-09-03 10:22
인천 전기차 화재 아파트 주민들 피해 사례. 연합뉴스

전기차 화재로 대피 생활을 하다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온 인천 청라 아파트 주민들이 원인미상의 피부 발진 증상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쯤 청라2동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임시주거시설에서 10세대 30명이 퇴소하면서 전기차 화재 대피소 운영이 종료됐다. 주민들이 아파트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집 안 구석구석에 분진이 퍼져 있어 건강에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해당 아파트 주민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는 “피부 발진과 두드러기 때문에 치료받았다” “딸의 눈이 심하게 부어 안과를 다녀왔다”는 등의 피해 사례가 잇따라 올라왔다. 실제로 어린아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 발진이나 두드러기, 눈 충혈, 발열 증상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전소된 차량들. 연합뉴스

불이 난 지하주차장 일대에선 복구 작업과 함께 유독가스를 지상으로 빼내는 배풍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창문도 마음 놓고 열지 못한다고 주민들은 토로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세대의 경우 단기 숙박을 찾아 다시 집을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1일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화재 이후 수도와 전기가 끊기고 집 안이 분진으로 가득 차면서 주민 800여명은 임시주거시설에 머물러 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