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미인계로 남성을 유혹해 수면제, 마약 등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귀중품을 훔치는 ‘검은 과부’ 주의보가 내려졌다.
메르코프레스 등 남미 매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주재 미국대사관은 지난달 23일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자국민과 관광객에게 ‘검은 과부 범죄’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대사관은 검은 과부 범죄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며 “클럽이나 나이트 혹은 데이트앱으로 만난 잘 모르는 사람들과 단독으로 행동하지 말고, 이들이 권하는 음료나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검은 과부는 검은과부거미가 짝짓기 후에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남성들에게 미인계로 접근해 수면제나 마약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돈, 가전제품 등을 훔쳐 가는 여성을 가리킨다.
지난주 라플라타에서는 여성 2명이 70대 남성을 상대로 검은 과부 범죄를 저질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40세 여성 바네사 레나인은 공범과 함께 73세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범행 도중 피해자가 잠에서 깨 소리치자 술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피해자는 손과 발이 묶이고 얼굴이 피에 범벅이 된 채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지난해 3월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촌 지역 팔레르모에서 60대 남성이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집으로 초대했다가 검은 과부 수법으로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의 피해를 봤다. 그는 여성이 가져온 와인을 마신 뒤 12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는데, 이 와인에는 항경련제와 수면제가 들어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