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된 ‘가전구독’ 이제는 백화점에서도

입력 2024-09-03 00:03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이미지.LG전자 제공

직장인 김모(36)씨는 지난해부터 의류 관리기를 구독해서 쓰고 있다. 직장 특성상 정장을 입어야 하는 일이 많아 매번 드라이클리닝을 맡기기에도 부담스럽고, 섬유탈취제만 사용하기엔 찝찝해서 의류 관리기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처음엔 할부로 구매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싶어 고민했지만, 구독료가 할부보단 저렴하고, 무상 관리 등 여러모로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가전제품은 한 번 사서 오래 쓴다는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다. 다양한 가전제품이 시장에 나오고, 유행 속도 역시 점점 빨라지는 가운데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 등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도 가전 구독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LG 가전 구독 서비스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본점부터 잠실‧부산 본점‧인천점‧수원점‧대구점‧대전점 등 7개 점포의 LG 가전 매장에서 다양한 가전제품을 구독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원래는 LG 하이프라자나 LG 온라인몰에서만 가전 구독 서비스 가입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롯데백화점 내의 LG 가전 매장에서도 쉽게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전 구독 서비스는 일종의 멤버십처럼 매월 일정 구독료를 내고 가전제품을 이용하는 서비스다. 최소 3년에서 최대 6년까지 구독 기간을 정할 수 있다. 구독 기간에는 무상으로 A/S를 제공한다. 4년 이상 구독할 경우 4년이 만료되면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거나 반납할 수 있다.

2009년 정수기 렌탈을 시작으로 가전 구독 서비스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LG전자의 가전 구독 매출은 매해 1000억원씩 증가할 만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르면 10월 가전 구독 서비스를 내놓는다. 우선 호텔이나 사무실 등 B2B(기업 간 거래)를 시작으로 B2C(기업-고객 간 거래)로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구독하는 가전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TV,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가전제품 위주였던 구독 서비스는 음식물처리기, 안마의자, 의류 관리기, 공기청정기 등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전을 ‘장만’한다는 인식이 컸었는데 이제는 가전을 ‘경험’해보자는 인식이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정수기 렌탈은 특히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도 스테디셀러가 된 지 오래”라고 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