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각종 논란으로 얼룩졌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후보자가 주도한 대통령실 용산 이전, 경호처장 시절 ‘입틀막 경호’ 관련 논란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2일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에 대해 “직경 225m 안에 대통령실과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의 근무 시설이 함께 있다”며 “이 정도면 핵무기도 필요 없다. 북한이 무수히 가지고 있는 재래식 탄도 미사일 몇 발이면 국방부·합참이 초토화될 수도 있다. 후보자가 대통령 생존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 2월 발생한 ‘대학원생 입틀막’ 논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당시 대통령실 경호원들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R&D(연구개발) 예산 복원하십시오”라고 말한 졸업생의 입을 막은 채 사지를 붙잡고 끌고 나갔다. 황희 민주당 의원은 “이 정도 되면 대통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심기 경호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 후보자가 함께 졸업한 서울 충암고 출신 장성들이 군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자가 인사에 개입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의혹이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과 박종선 777사령관 등 충암고 출신 군 인사의 승진 과정에 김 후보자가 관여한 의혹이 있다”며 “군이 후보자를 중심으로 사조직이 돼 버린다면 군이 제대로 돌아가겠나”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고도화된) 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과거 청와대에 있던 지하 벙커가 견뎌낼 수 있나”며 용산으로의 대통령실 이전이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입틀막 논란’에 대해 “2020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발을 투척한 사람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었다”며 “매뉴얼에 의해서 경호를 하는 게 잘못됐나”고 되물었다.
강선영 의원은 군 인사 관련 지적에 대해 “수십만 장병이 지켜보고 있고 수십만대의 휴대전화가 군에 보급된 21세기 대한민국 군대에서 충암고 출신 장군이 군을 장악하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른다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 “청문회는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거짓선동하고 정치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