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정 트리오’, 동반 결승행… 금빛 잔치 벌인다

입력 2024-09-02 00:00
정소영이 1일(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여자 개인(BC2) 4강전에서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한국 보치아가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멀티 금메달을 노린다. 3명의 선수가 남녀 개인전 결승에 동반 진출하면서 최소 3개의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가 나오면 한국 보치아는 1988 서울 대회부터 10회 연속 패럴림픽 금메달이라는 대업을 달성한다.

‘정씨 트리오’로 불리는 정소영(36·충청남도장애인보치아연맹)과 정성준(46·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개인 4강전에서 나란히 결승 무대를 밟았다.

정소영은 여자 개인(BC2 등급) 4강전에서 영국의 클레어 태거트를 상대로 3대 2 재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전 상대는 크리스티나 곤칼베스(포르투갈)다. 이날 정소영은 2-2 동점 상황에 맞은 최종 4엔드에서 상대 공을 타고 넘어가 표적구 앞에 안착하는 환상적인 투구로 승리를 따낸 뒤 포효했다.

정소영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너무 떨리기도 하고 좋은 것 같다. 결승전에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네 번째 패럴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낼 수 있게 됐다. 2012 런던 대회 동메달을 딴 뒤로 패럴림픽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정소영은 “패럴림픽은 세계에서 전부 최고로 잘하는 선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준.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어 정성준은 남자 개인(BC1) 4강에서 영국의 데이비드 스미스를 상대로 4대 3 역전승을 챙겼다. 3엔드까지 2-3으로 밀리다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정성준은 “와 나한테 이런 날이 다 오네”라며 감격해 했다.

정성준은 이번 대회 결승에 오른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예선 1차전을 패배했다. 첫 경기부터 지면서 멘털이 흔들릴 수도 있는 위기였다. 정성준은 “마음을 다시 잡고 속으로 계속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웠다. 그러다 보니까 운이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호원.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보치아 간판 정호원도 남자 개인(BC1) 결승에 합류했다. 정호원은 2008 베이징 대회 페어, 2016 리우 대회 개인, 2020 도쿄 대회 페어 등에서 3차례 금메달을 따낸 종목 최강자다. 이번 대회 개인전과 페어에서 2관왕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호원은 “대회를 앞두고 장비를 많이 바꿨다. 홈통도 미세하게 조절했는데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개인전을 시작으로 페어까지 2관왕을 노리겠다. 통산 5번째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말했다.

강선희.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한편 여자 개인전(BC3)의 강선희는 준결승에서 홍콩의 케이호유엔에게 1대 4로 져 동메달 결정전에서 메달 획득을 노리게 됐다. 강선희는 “기회가 많았는데 제 실수로 못 살려서 그게 패배로 연결됐다. 굉장히 실망감이 있다”며 “마음을 추슬러서 동메달을 따겠다. 너무 분하긴 한데 빨리 잊겠다”고 다짐했다.

파리=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