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8·솔레어)이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고진영은 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설대회 FM 챔피언십(총상금 380만 달러) 사흘째 3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6개를 솎아내 전날과 마찬가지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시즌 2승의 로런 코글린(미국)의 추격을 2타 차이로 따돌리고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꿰찼다.
전날 10언더파 62타를 쳐 6타 차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시즌 개인 첫 승, 한국 선수 2승 합작에 한 발 바짝 다가섰던 유해란(22·다올금융그룹)은 이날 6오버파 78타라는 최악의 스코어 카드를 제출, 공동 6위(중간합계 7언더파 209타)로 순위가 미끄럼을 탔다.
고진영은 AIG 여자오픈 컷탈락 직후 세계랭킹이 6위까지 내려갔다. 올 시즌 우승없이 5차례 ‘톱10’ 입상이 있다. 부상 후유증으로 샷감이 예전 같지 않아서다. 고진영은 지난해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통산 15승째를 거둔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무빙데이에서 선두로 올라서며 개인 시즌 첫 승, 통산 16승, 그리고 한국 선수 시즌 2승 합작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한국 선수 우승은 양희영(35·키움증권)이 지난 6월 KPMG위민스 PGA선수권대회에서 거둔 게 유일하다.
선두에 7타 뒤진 공동 5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출발한 고진영은 1번(파4), 2번홀(파5) 연속 버디와 6, 9번홀(이상 파4) 버디로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기세를 올렸다. 후반 들어 15번홀(파4) 옥의 티인 보기를 범했으나 17번홀(파4), 18번홀(파5) 연속 버디로 후반에도 1타를 더 줄였다.
라운드를 마친 뒤 고진영은 “(유)해란이와 정말 친한데 어제 ‘이 어려운 코스에서 저렇게 잘 칠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나도 잘 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보스턴에서 많은 한국팬들이 많이 와서 응원해주시는데, 꼭 우승하고 싶다. 한 라운드가 더 남았는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17번홀 버디 상황에 특히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홀에서 고진영의 티샷 볼이 디봇 자리에 들어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두 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버디로 연결했다. 고지영은 “공이 디봇 경계선에 걸쳐 있었는데 바람이 불어 안으로 떨어졌다. 이것도 골프라고 받아들이고 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날 신들리 샷과 달리 이날 최악의 샷 난조에 빠진 유해란은 버디 3개를 잡았으나 더블보기 2개와 보기 5개를 쏟아내 6타를 잃었다. 특히 1번과 4번 홀(이상 파4)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티샷 정확도가 50%로 떨어진데다 이틀 연속 26개였던 퍼트수가 32개로 치솟은 게 부진 원인이었다.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앨리슨 코푸즈(미국)와 지노 티띠꾼(태국),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가 공동 3위(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에 자리했다.
‘맏언니’ 박희영(37·이수그룹)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10위(중간합계 5언더파 211타)에 자리하며 시즌 첫 ‘톱10’ 입상에 파란불을 켰다.
이소미(25·대방건설)가 공동 13위(중간합계 4언더파 212타), 양희영이 공동 26위(중간합계 2언더파 214타), 최혜진(24·롯데)이 공동 34위(중간합계 1언더파 215타)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