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민간단체와 소통 중이라던 통일부가 실상은 한 달 넘게 소통을 안 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무 부처로서 소통을 게을리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통일부는 실무적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민일보가 30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대북전단 민간단체와 지난달 1일을 끝으로 면담을 진행하지 않았다. 서면 협의도 전혀 없었다.
대신 통일부는 “대북전단 민간단체와 수차례 통화한 적은 있다”고만 설명했다. 하지만 통일부의 설명과 달리 대북전단 민간단체는 통일부와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A단체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소통은 무슨 소통이냐”며 “별다른 소통한 적 없다. 전화도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B단체 대표와 C단체 대표도 지난달 중순 이후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 북한의 오물풍선 반발 등을 고려할 때 대북전단 민간단체와 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계속 나왔다. 대북전단 민간단체의 신변 등 상황 관리를 위해서도 소통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대북전단이 항공안전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에 따라 통일부가 민간단체에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역시 지난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민간단체들도 이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있을 것으로 알고 나중에 민간단체를 만날 때 그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항공안전법 위반 소지 가능성을 민간단체에 전달했냐는 김준형 의원실의 물음에는 “관련 단체들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국토부 유권 해석 내용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상황관리 차원에서 단체들과 소통을 유지하면서 필요하면 관련 내용이 자연스럽게 알려지도록 실무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민간단체와 한 달 넘게 연락하지 않고 간담회도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통일부가 대북전단 주무 부처로서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통일부가 지난달 1일 이후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과 단 한 차례도 소통하지 않은 건 남북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주무 부처의 역할을 사실상 방기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국민의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기에 이제라도 정부 당국이 책임 있는 대응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8월 중순 A단체·B단체, 8월말 C단체 등과 실무선에서 수차례 전화통화하며 의견을 교환했다”고 해명했다. 구체적인 소통 경로와 대상 등을 묻는 말에는 “단체명과 대화내용은 비공개 전제 통화임을 감안해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고 답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