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충당금‘ 부담 컸나… 저축은행 상반기 3800억 적자, 연체율 8% 넘어

입력 2024-08-30 14:58

저축은행업권이 오래 상반기 38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상환능력이 악화하며 연체율은 8%대까지 치솟았다. 저축은행업권의 연속 적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3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965억 원 손실)와 비교하면 2839억 원이나 적자 폭이 확대됐다.

금감원은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악화에 따른 연체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영향 등으로 대손비용이 4000억 원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자산건전성도 악화한 모습이다.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8.36%로 지난해 말(6.55%)보다 1.81% 포인트 늘었다.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우려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8.02%에서 11.92%로 3.9% 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8%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0.21%포인트 하락했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52%로 10%를 돌파했다. 지난해 말(7.75%)보다 3.77% 포인트 올랐다. 감독 규정상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113.8%로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100%)을 웃돌았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5.04%로 전년 말(14.35%) 대비 상승했고, 규제비율(자산 1조원 미만 7%·1조원 이상 8%)을 크게 웃돌았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상반기 업계 실적을 발표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1년 반 정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