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신용산교회(오원석 목사)에선 특별한 시상식이 열렸다. 선교통일한국협의회(대회장 황성주)가 한국예수전도단 설립자인 오대원(사진·88) 목사에게 제5회 통일선교공로상을 수여하는 자리였다. 1961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된 오 목사는 78년 통일 한국의 소명을 받은 후 지금껏 한반도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탈북자 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다.
기쁜 순간이지만, 이날 국민일보와 만난 오 목사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러면서 장기간 경색된 남북 관계에 대해 걱정을 내비쳤다. 이의 원인은 남한과 북한 당국이 상호간 용서하는 마음 없이 원수로 여기고 증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김형석 교수가 말한 것처럼 양쪽 모두 서로를 향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모색할 수 있지만 핵심은 기독교적 바탕 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 목사는 “기독교의 본질은 용서와 화해, 사랑이다. 이러한 가치들을 전면에 내세워서 남북 관계를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래 사회 중추인 다음세대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통일사역은 젊은 사람들이 해야만 한다. 보수적이고 나이든 사람들보다 개방적이고 깨어있는 젊은이들이 나서면 기본적인 분위기부터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현실적으로 통일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가능케 하는 역사를 믿고 사전에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광주에 있는 한 교회에서 어린 학생들부터 성인들까지 매주 통일과 통일 이후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작은 곳에서부터 큰 곳에 이르기까지 미리 통일 이후를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순을 바라보는 오 목사이지만 여전히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에 있는 통일선교 학교와 모임을 뒤에서 열렬히 후원하고 있다. 그는 “좋은 취지로 형성된 유러피안 네트워크에서 통일 관련한 기도가 많이 이뤄지게 지도하고 그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통일선교 관련 책자들도 지급한다”며 “내가 생각하는 사역 전략은 밑으로 들어가서 옆으로 간 뒤 함께 가는 것이다. 즉 겸손하게 더불어 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우리 모두가 소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르심을 받았으니 뒤로 물러서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쉽지 않지만 남북한이 하나의 나라가 될 줄 믿고 열심히 기도하며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