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반도체’ 위축에 산업생산 석달째 감소… 소비도 줄어

입력 2024-08-30 10:28
부산항 가득 채운 컨테이너. 연합뉴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모두 줄면서 지난달 국내 산업생산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소비도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하며 부진한 내수 상황을 반영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112.7(2020년=100)로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4월 1.4% 증가했던 전산업생산은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3개월 연속 감소는 2022년 8~10월 이후로 21개월 만이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달보다 3.6% 줄었다. 지난 2022년 12월(-3.7%) 이후 19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광공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모두 위축되면서 3.8% 줄었다.

특히 자동차 생산은 14.4% 줄면서 2020년 5월(-24%) 이후 5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자동사 부품사의 파업, 라인 보수공사 등의 영향으로 생산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줄며 전월보다 8.0% 감소했다. 6월 반도체 생산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다만 통계청은 인공지능(AI)·정보기술(IT) 업황 자체는 견조하다고 부연했다.

그 밖에 서비스업 생산은 0.7% 증가했다. 금융·보험(-1.3%), 숙박 및 음식점업(-2.8%), 예술·스포츠·여가(-1.3%)에서 줄었고 정보통신(4.5%), 운수·창고(3.1%)에서 늘었다. 공공행정 생산은 6.0% 늘었다.

재화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1.9% 감소했다. 4월(-0.6%)·5월(-0.2%) 감소에서 6월(1.0%) 증가로 돌아섰던 소매판매가 한 달 만에 꺾인 것이다.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1.6%),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2.3%),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2.1%) 모두 판매가 줄었다.

설비투자는 10.1% 늘면서 두 달째 증가했다. 운송장비 투자가 50.5% 급증하면서 전체 투자 증가를 이끌었다.

건설기성(불면)은 1.7% 감소했다. 건축(0.9%)에서 공사실적이 늘었지만, 토목(-8.9%)에서 줄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보다 토목(83.5%)을 중심으로 28.4%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하면서 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6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