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산재사망 296명…아리셀·석포제련소 대표 연이어 구속

입력 2024-08-29 19:05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28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밤 구속됐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에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29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명 늘었다. 정부는 23명이 사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지난 28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고용노동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2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결과를 발표했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는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산재 사망사고를 분석한 것이다.

2분기 사고사망자는 296명으로, 전년 동기(289명) 대비 7명(2.4%) 증가했다. 사고건수는 284건에서 266건으로 18건(6.3%) 감소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건설업은 사망자 수(130명)와 사고 건수(128건)가 지난해보다 각각 17명, 17건 줄었다. 반면 제조업은 사고 건수가 69건으로 지난해보다 11건 감소했지만, 사망자 수는 9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명 증가했다.

특히 50명 이상 제조업 사업장에서 61명이 숨져 전년(29명)보다 사망자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리셀이 50명 이상 사업장으로 집계된 것을 감안해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결과다.

기타 업종에선 71명(69건)의 노동자가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수와 사망사고 모두 전년보다 각 10명, 10건 늘었다. 소규모 사업장이 집중된 건물종합관리업에서 사고가 늘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전날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2022년 1월 이후 법정 구속이 아닌 수사 단계에서 대표가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경찰과 고용부 수사 결과 아리셀은 비숙련 근로자를 제조 공정에 불법으로 투입하고, 근로자에게 사고대처요령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구 문이 대피 방향과 반대로 열리도록 설치되는 등 안전시설 관리도 미흡했다.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가 지난 28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 대표는 29일 새벽 구속됐다. 연합뉴스

박 대표에 이어 29일에는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가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수사 중 대표가 구속되는 두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해 12월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비소 중독으로 숨졌고, 3명이 다쳤다. 지난 3월에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지난 8월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