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중장기 성장 위해 글로벌 투자 가속화”

입력 2024-08-30 02:10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개발 장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합작법인(JV), 인수합병(M&A), 라인센스 인·아웃(License In/Out) 등을 통해서다. 치열한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력 있는 기업과 시너지를 도모하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백신 위탁생산 글로벌 톱10 수준의 독일 기업인 IDT바이오로지카(Biologika)를 인수했다. 이 곳은 1921년 설립돼 100년 이상의 축적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독일과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대형 바이오 기업이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10개 이상의 핵심 의약품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정·분석법 개발과 함께 임상부터 상업 단계까지 백신·바이오 전 영역의 원액 및 완제를 생산하고 있다. 기업 가치 약 6560억원 규모인 IDT바이오로지카의 지분 인수 거래는 국내 백신 산업 역사상 최대 투자다. 이를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즉각적인 배 수준의 매출 신장,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준의 품질을 충족하는 생산 역량과 고객 네트워크 확보, 미국과 유럽 한국 등 글로벌을 잇는 통합 인프라 구축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또 지난 25일 미국 바이오기업 ‘선플라워(Sunflower Therapeutics)’에 2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하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을 체결했다. SAFE는 현재 기업 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향후 요건을 갖춘 후속 투자가 있을 때 약정된 조건대로 지분 비율을 결정하는 인수 방식이다.
2018년 설립된 선플라워는 항원·항체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제조 기술인 ‘효모 배양 시스템’을 개발한 바이오 기업이다. 선플라워의 효모 배양 시스템은 백신 공정을 간소화해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백신 개발 및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 제조 단가를 낮춰주는 것이 특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SAFE 투자를 통해 선플라워의 기술을 활용한 백신 공정 최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L하우스의 백신 공정에 선플라워의 효모 배양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 대비 최대 7.7배의 수율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할 블록버스터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특히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은 최근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됨에 따라 올해 3상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한 단일 백신으로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자체 개발 백신 매출 규모 또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전 세계 12개국에서 허가 완료됐다. 이 외에도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 세계 최대 조달시장 ‘PAHO’ 입찰에 성공한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 주요 백신 제품들의 해외 인허가를 지속 확대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백신 보급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세계 현지화) 프로젝트도 본격 가동중이다.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R&D와 생산에 있어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각 정부 및 파트너사에 이식, 각 지역의 요구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태국을 포함한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들에서 해당 정부 및 현지 기업들과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