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 총회장 변세권 목사가 29일 신간 ‘공유하는 삶이 아름답다’(칼빈아카데미)를 펴냈다. 변 목사는 이 책에서 교회가 신앙 공동체뿐 아니라 교회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전 사회적인 필요를 채우는 이른바 ‘성경적 공유주의’적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변 목사는 책 출간을 기념해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서 감사예배 겸 북 콘서트를 열었다.
변 목사의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성경적 공유주의’이다. 교회와 신자가 하나님의 절대주권 아래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견지하며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변 목사는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공유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고 본다. 단 이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자본주의와는 구별된다고 했다.
변 목사는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가 마치 성경의 경제 원리인 양 기독교 안에 버젓이 자리 잡은 현상에 지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독교의 경제 원리는 명백히 ‘자발적 공유주의’이며, 여기서 공유주의란 자본주의나 공산주의가 발달하기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성경의 역사 속에 도도히 흐르는 기독교 경제관과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변 목사는 또 “구원의 인식은 각 개인으로 오지만, 홀로 있는 그리스도인은 없다”며 “수직적으로 그리스도와 연합을 이룬 자는 반드시 수평적으로 지체와의 연합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물질적 공유를 뛰어넘어 영성의 공유,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공유로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이 책을 추천한 조병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는 “물질 공유는 영적 공유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며 “공유를 실천으로 옮길 때, 개인의 삶은 찬란하게 빛나고, 교회는 강력하게 결속되며, 사회는 나날이 밝아질 것이다”고 부연했다.
변 목사는 이 책에서 성경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구약의 만나 사건과 신약의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 바울의 가르침 등을 근거로 자발적 공유주의가 성경의 교훈임을 증명한다. 또 바실리우스를 비롯해 크리소스돔, 아우구스티누스 등과 같은 교부들의 가르침을 근거로 공유주의가 기독교 역사 속에 면면히 살아 움직여 왔음을 기술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변 목사는 현대교회가 공유주의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그 방책들을 선명하게 제시한다. 특히 그는 사회적 약자에 집중한다. 그는 교회가 노숙인들을 위한 일자리 및 신용회복 지원 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자활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그들을 사회로의 회복뿐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의 회복도 이끌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교단 내에서도 그는 이미 자발적 공유주의를 실천 중이다. 10년 전부터 자신이 속한 강원노회에 부양위원회를 만들어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일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총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는 이를 총회 차원으로 확대해 펼치고 있다.
변 목사의 성경적 공유주의는 교파를 뛰어넘는 연합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예장합신이 강조하는 ‘바른 신학’이 옆으로 뻗어 나가고 질적으로 깊어지지 않으면, 어디 병든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냐”며 “‘개인 안에 공동체가 둘러있고, 공동체 안에 개인이 들어있다’는, 서로에 대한 상호 연대성 안에서 공동의 생명 활동으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