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침체했던 학교 복음화 기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부산 학교 복음화 운동 ‘더웨이브’ 집회를 시작으로 새로운 세대가 학교 복음화를 잇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경기도 수원 수원고 인근에서 만난 김호영(18)군은 지난해 9월에 학교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김군이 2명의 학생과 함께 시작한 예배는 현재 매주 30~40명이 출석하는 예배로 성장했다.
수원고 예배가 1년 사이에 이토록 성장한 데에는 김군의 노력과 기도가 숨어있었다. 김군은 예배를 드릴 공간을 허락받기 위해 여러 선생님을 찾아다녔고 예배 참석하는 친구들에게 나눠줄 간식을 사비로 준비했다. 그의 노력은 예배에 갈급함을 느끼는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했다. 장하준(18)군은 수원고 예배 찬양팀으로 섬기고 있다. 장군은 “멀리 있는 교회를 다녀 함께 신앙교류를 할 친구가 없었다”며 “그러던 중 학교에서 예배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이후로 예배 찬양 인도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예배는 수요일 점심시간에 열린다. 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는 학생 중 절반 가까운 15명은 신앙이 없는 학생이다. 김지호(18)군은 “간식 먹고 친구들이랑 편하게 얘기하자”는 친구의 제안에 예배를 참석하며 ‘가랑비 옷 젖듯’ 신앙을 갖게 됐다. 김군은 “예배에서 ‘기도’를 주제로 나눔을 했던 날이었다. 그날 밤 고민에 대해 기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기도한 뒤로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꼈고 그 후로 예배를 더욱 사모하게 됐다”고 전했다.
학교 내 예배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 복음전파가 되는 동시에 교회를 떠난 이들이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주일 교회 예배까지 기다릴 수 없어 수요일 학교 예배를 출석하고 있다”고 고백한 맹재민(18)군은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교회를 떠나살던 ‘탕자’였다. 친구의 학교 예배 권유를 줄곧 거절하던 맹군은 우연한 계기로 찬양 ‘꽃들도’를 듣게 됐다. 그는 “찬양을 들으며 눈물이 정말 많이 났다.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그러는 중에 사촌에게서 교회 수련회 가자는 연락을 받았고 그곳에서 눈물로 회개하며 진정한 신앙을 갖게 됐다”고 했다.
중고등학교의 예배가 세워지고 있는 상황은 다만 수원고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기도 이천 이현고는 올해 초에 학생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예배가 세워졌다. 학생들이 한 주의 말씀을 준비하고 전하는 방식으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인천 영흥도 유일한 중고등학교인 영흥중고등학교에도 올해 초 예배가 세워졌다. 10명 안팎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7명 정도는 믿지 않는 학생들이다. 더웨이브 학교기도불씨운동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수도권 160여개, 부산 100여개, 대전 40여개 등 전국 500여개 학교에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
2012년부터 학교 복음화 사역인 스쿨처치 운동을 하고 있는 나도움 목사는 “코로나 이후 침체했던 스쿨처치 운동이 다시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스쿨처치는 2015년 부산 ‘더웨이브’ 집회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줄곧 성장하다 코로나19 기간 3~4년 동안 상당수 사라졌다. 더웨이브 학교기도불씨운동 통계에 의하면 부산 지역 기준 180여개였던 학교 예배는 2022년에만 83%(150여개)가 사라졌다. 이는 부산만의 상황은 아니었다. 나 목사는 “코로나로 이전 세대의 학교 복음화가 초기화됐고 새로운 세대가 이끄는 예배가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 대표 최새롬 목사는 학교 예배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교회를 다니던 학생 중심에서 믿지 않는 아이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 형태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최 목사는 “이러한 흐름으로 봤을 때 학교 복음화는 증가할 것”이라면서 “문제는 이들을 계속적으로 독려하고 지지할 청소년 사역자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봤다.
수원=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