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만명 피난령… ‘사상 최강’ 태풍 산산, 일본 상륙

입력 2024-08-29 12:53
지난 28일 일본 서부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에 제10호 태풍 '산산'이 접근하면서 해안가에 강풍과 높은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AP뉴시스

사상 최강급 위력의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오전 일본 규슈 남부에 상륙했다. 태풍이 느린 속도로 일본 열도를 훑고 지나갈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8시쯤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했다. 이날 예상 최대 순간 풍속은 규슈 남부가 초속 70m, 규슈 북부와 아마미 지방은 초속 60m다. 최대 순간풍속 초속 70m는 일부 주택을 붕괴할 수 있는 정도의 강한 바람이다.

규슈 남부 지역에서는 오는 30일까지 총 강수량이 1000㎜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예상되는 24시간 최대 강수량은 규슈 남부가 600㎜, 규슈 북부 400㎜, 도카이와 시코쿠 300㎜이다. 규슈 남부에서는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최대 4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태풍의 이동 속도가 시속 15㎞로 느려 폭풍의 영향이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규슈에 상륙한 태풍은 일본 열도를 종단하듯 동북쪽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지난 28일 제10호 태풍 '산산'이 접근하면서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 한 주택이 강풍에 부서진 모습. AP뉴시스

강한 바람과 폭우로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전 6시까지 강한 바람에 넘어지는 등의 사고로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서 총 39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가고시마시에서는 전날 밤 가고시마항 부두에 있는 소형 배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이 바다에 떨어져 실종됐다. 지난 27일 아이치현 가마고리시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일가족 5명이 매몰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커졌다고 보고 가고시마현에 폭풍과 파랑, 해일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또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의 113만여 가구 225만여명에게 피난 지시 명령을 내렸다.

도요타자동차는 태풍 접근에 따라 전날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모두 중단했고,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29~30일 규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