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시도한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범행 계획 과정에 조 바이든 대통령 행사도 찾아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AP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크룩스가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 사이에 펜실베이니아 서부를 중심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관련 이벤트를 찾아보는 것을 포함해 광범위한 공격을 계획했다고 이날 밝혔다.
FBI 피츠버그 사무소 책임자인 케빈 로젝은 “(크룩스가) 어떤 사건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상세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는 그가 수많은 사건이나 표적을 살펴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를 노린 범행동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로젝은 “우리는 이 시점에서 동기에 대해서 결정적인 발표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FBI는 크룩스가 암살 시도 전 30일 동안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 날짜를 찾는 등 바이든과 트럼프와 관련해 60회 이상 인터넷 검색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 일정이 발표되자 크룩스는 해당 일정에 집중했다. 크룩스의 인터넷 검색어 가운데는 ‘트럼프가 버틀러 팜 쇼의 어디에서 연설하나’, ‘버틀러 팜 쇼 연단’, ‘버틀러 팜 쇼 사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총격 사건 일주일 전에 크룩스가 “오스왈드가 케네디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었을까?”라고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다.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한 범인 리 하비 오스왈드를 검색한 것이다.
FBI는 크룩스가 정치적으로 혼합된 이념을 갖고 있으며 정치 스펙트럼 상 좌파인지 우파인지 보여주는 확실한 이념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크룩스가 다른 사람과 공모했거나 총격 당시에 다른 총격범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진행한 야외 유세 도중 크룩스가 쏜 총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았다. 크룩스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