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밤더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주 북부 열대야 지속일수가 역대 최장을 기록하는 등 제주 모든 지역에서 역대급 기록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 사이 지점별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27.3도, 서귀포 27.4도, 성산 27.5도 등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제주 북부는 지난 6월 29일 첫 열대야가 관측됐고, 7월 15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44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다. 1923년 해당 지점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2013년(44일)과 같은 최장 기록이다.
올여름 제주 북부 열대야 총일수도 53일로 역대 2위다. 2022년(56일) 최다 기록 경신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성산(동부) 지점은 올해 열대야 일수가 44일로, 종전 최다인 2023년(35일) 기록을 넘어섰다. 고산(서부) 지점도 역대 최다인 2018년(40일)에 근접한 38일째다. 서귀포(남부) 지점은 46일로 역대 4위를 나타냈다.
제주도는 열대야 일수가 가장 길다. 최근 10년간(2015~2024년 현재) 지역 평균 열대야 총 일수를 보면 중부권 89.6일, 남부권 115.7일, 제주도는 346.7일로 제주가 압도적으로 길다.
제주도에 열대야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고온다습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이다. 내륙지역과 달리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는 바다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밤이 되어도 기온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높은 습도도 기온을 느리게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제주는 최고기온은 내륙보다 낮지만 최저기온은 높게 나타나 일교차가 작다. 실제 지난 6월 29일의 경우 낮최고기온은 28.5도였지만, 밤사이에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제주는 일본 열도를 향하고 있는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현재 곳에 따라 비가 내리고, 초속 15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 덥고 습한 날씨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