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공동 설교, 큐티 운동이 손잡고 프로페짜이 포럼

입력 2024-08-27 17:05 수정 2024-08-28 20:17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에서 열린 '2025 설교를 위한 프로페짜이 포럼' 실무진 회의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말씀이 목회의 핵심입니다. 깊이 있는 주일 설교와 소그룹 큐티가 함께 갈 때 힘을 발휘한다는 걸 코로나 당시 한국교회가 경험했습니다. 올해 한국로잔위원회 말씀네트워크와 함께한 사도행전 공동설교 프로젝트를 통해 500여곳 건강한 교회의 목회자들이 교단을 초월해 함께 모여 같은 말씀으로 각자 교회에서 설교하며 매주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만나 말씀을 준비했습니다. 프로페짜이 포럼을 통해 목회자 말씀운동이 본격화했으면 좋겠습니다.”(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원장)

“한국실천신학연구소의 ‘예배와 강단’은 교회력과 성서정과에 따라 편성됩니다. 대림절 성탄절 부활절 성령강림절 등에 맞춰 성경 본문을 정하고 주일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을 위해 신학 주석 작업과 설교문 및 목회기도문을 작성해 왔습니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등 교단 연합과 협력이 구체화돼 다양성 속의 일치를 위해 노력했고, 일선 목사님들은 이를 통해 소그룹으로 화상 플랫폼 줌에서 모여 프로페짜이를 해왔습니다.”(임희국 한국실천신학연구소 운영위원장·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

“두란노서원 ‘생명의 삶’은 나눔방이 있습니다. 일반 성도들은 생명의 삶으로 매일 묵상하고 말씀 나눔을 진행합니다. 반면 목회자를 위한 ‘생명의 삶 PLUS’에는 별도의 목회자 나눔방이 없었습니다. 프로페짜이 포럼을 통해 목회자 설교준비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합니다. 프로페짜이 운동을 대표하는 홈페이지가 만들어져 소그룹 결성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두란노 생명의 삶 관계자)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는 목회자들을 위해 ‘매일성경 묵상과 설교’를 격월간으로 펴냅니다. 성서유니온엔 지역별로 사역자인 총무와 협동 목회자들이 배치돼 목회자 말씀 묵상을 돕는 조직이 있었습니다. 포럼을 계기로 프로페짜이 형태를 도입해 보는 건 좋은 흐름이고 흥미로운 일입니다. 한 해에 한 주일 정도는 다 함께 성경 본문을 일치시켜 운동성을 확장해도 좋겠습니다.”(성서유니온 매일성경 관계자)

'2025 설교를 위한 프로페짜이 포럼' 실무진들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말씀을 묵상하고 통찰을 나누며 ‘따로 또 같이’ 주일 설교를 준비하는 모임인 ‘프로페짜이(Prophizei)’ 포럼이 열린다. 프로페짜이는 스위스의 종교개혁자 훌드리히 츠빙글리(1484~1531)가 1525년 6월 취리히 그로스뮌스터교회에서 시작한 목회자들의 설교 준비 모임이다. 한국에선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사장 김지철 목사)이 이를 주도해 왔다. 연구원은 한국교회 묵상 운동을 이끌어온 두란노 ‘생명의 삶 PLUS’ 성서유니온 ‘매일성경 묵상과 설교’ 한국실천신학연구소의 ‘예배와 강단’과 함께 ‘2025 설교를 위한 프로페짜이 포럼’을 다음 달 19일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한기채 목사)에서 개최한다.

지난 16일 중앙성결교회에서 열린 포럼 준비모임에 참석해 실무자들의 발언을 청취했다. 한국교회 큐티 운동을 이끌어온 양대 축인 두란노 ‘생명의 삶’과 성서유니온 ‘매일성경’ 가운데 특별히 목회자를 위한 월간지인 ‘생명의 삶 PLUS’와 격월간지 ‘묵상과 설교’의 담당 국장 등이 참석했다. 장·감·성 목회자들과 함께 1년 52주 교회력과 성서정과에 따른 주석과 설교문을 만들어 온 한국실천신학연구소의 ‘예배와 강단’ 운영위원장인 임희국 장신대 명예교수도 실무진과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프로페짜이는 목회자들이 같은 본문을 설교하면서 매주 함께 말씀을 묵상하고 통찰을 나누는 모임이다. 박 목사는 이날 준비모임에 앞서 프로페짜이 형식과 팁을 소개하는 강연을 진행했다. 인원은 5~10명, 시간은 60~90분, 미리 목회자 가운데 1인이 준비해 와도 좋고, 준비 없이 말씀을 낭독하며 시작해도 좋다고 전했다.

두란노 관계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 성봉예배실에서 프로페짜이 포럼 관련 강연을 듣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성경 본문은 개역개정에서 시작한다. 그다음은 새번역, 새한글, 공동번역, 우리말성경 등 보다 쉬운 본문을 읽는다. 세 번째로는 영어 성경이 좋다. 이렇게 세 가지 번역본을 낭독한 뒤 본격적으로 말씀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이때 중요한 건 누군가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목회자들 스스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발언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서로 믿고 허물없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성경 말고도 개인적 이야기도 나눌 수 있기에 비밀 유지는 필수다. 모임 나눔 후에는 SNS 단체방을 활용해 질문과 예화 등을 공유하면 더 좋다. 이런 모임을 매주 초반에 열고 각자 교회에서 주일에 같은 본문으로 각기 다른 설교를 한 뒤 그다음 주 초반에 다시 모여 설교 피드백을 나누는 것이 프로페짜이의 핵심이다. 때로는 평신도가 던질법한 삐딱한 질문도 해보면서 진솔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 목사는 강조했다.

다음 달 19일 포럼에선 박경수 장신대 역사신학 교수가 ‘프로페짜이의 역사’를 강의한다.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는 ‘프로페짜이의 실제’를 강연하고, 김영봉 미국 와싱톤사귐의교회 목사는 ‘설교자와 묵상하는 삶’을 전한다. 두란노 성서유니온 예배와강단 및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의 각자 트랙별 소개가 이어지고 프로페짜이 실습과 앞선 경험자들의 소감도 공유될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