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인 보이스피싱 신고자가 8년 만에 포상금을 받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공공기관에 큰 재산상 이익을 주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한 부패·공익 신고자 5명에 게 포상금 총 8100만원을 지급한다고 27일 밝혔다.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인 김성자(50)씨도 사기 피해 금액의 약 2배인 5000만원을 받게 됐다.
김씨는 2016년 1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아 11회에 걸쳐 총 2730만원을 송금하는 사기 피해를 당했다. 이후 김씨는 직접 증거 자료와 조직원들의 정보를 입수해 경찰에 제보했다.
김씨의 신고로 보이스피싱 총책급 조직원을 비롯해 일당 6명이 검거됐다. 권익위는 72명의 피해액 1억3500만원을 확인하고 234명의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김씨는 경찰로부터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소식도 듣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이스피싱 신고 포상금으로 최대 1억원을 지급한다고 홍보해왔던 경찰은 예산이 없다며 100만원을 제안했고, 김씨는 이를 거절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대검찰청은 권익위에 김씨를 포상금 지급 대상자로 추천했다.
김씨는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액은 물론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 “이번 포상금 지급으로 명예를 회복하고 그간의 고생도 보상받은 것 같아 권익위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익위는 입시 비리와 마약 판매책을 신고한 시민에게는 각각 포상금 1000만원과 9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공사 자재 절취·판매 행위 신고자와 기초자치단체장의 부정한 부동산 투기 행위 신고자에게는 각각 포상금 800만원과 350만원이 지급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