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정몽규 4선 도전에 난색… “공정위 작동하면 출마 어려워”

입력 2024-08-26 21:32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축구협회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감사·조사를 내달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체육 단체는 각각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작심 발언을 계기로 최근 체육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유 장관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착수한 축구협회 감사 상황에 대해 “9월 안에 종료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감독 선임 문제만 아니라 협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 짚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드민턴협회 조사 역시 “문제가 된 선수, 지도자와의 관계나 대표 선수 선발 문제, 협회 내 예산 집행 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9월 안에 (조사를 마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선 체육 단체의 구태를 꼬집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유 장관은 “체육과 체육인을 생각하는 정책이면 되는데, 낡은 관행과 오래된 습관이 남아있고, 체육이 ‘정치 조직화’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 큰 국제적인 경기가 없기에 이번부터 체육 정책의 전반적인 개혁을 잘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으로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 관련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유 장관은 “기본적으론 (4선이) 안 되게 돼 있으나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허가하면 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아마 공정위가 정말 공정하다면 다시 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가 하나은행에서 600억원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에 대해서도 “원래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한 것 자체가 위반”이라며 “절차상의 문제 등을 따져 관계자 징계를 요구하고 다른 조치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석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향해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파리올림픽 참관단에 비(非)체육계 인사가 포함된 점이나, 메달 예측이 크게 빗나간 점이 지적됐다. 이 회장은 참관단 문제에 대해 “오래전부터 해 온 것이고, 생활체육과 통합하면서 확대된 것이 있다”고 해명했다. 메달 예측이 크게 빗나간 것 역시 “너무 긍정적으로 말할 수도 없고, 숫자를 줄일 수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