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9월 1일 대표회담 갖자”… ‘채상병 특검법’이 관건

입력 2024-08-26 16:3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26일 재개됐다. 생중계 여부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던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면서 지지부진하던 회담 협상의 불씨를 살렸다. 다만 민주당이 한 대표를 겨눠 회담 전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압박하고 있는 점은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회담 관련 실무협상을 진행 중인 양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회담 관련 논의를 재개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중인 이 대표 퇴원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단 양측 실무협상을 먼저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양당 연찬회 일정이 끝나고, 9월 정기국회가 시작하기 전인 9월 1일에라도 회담을 열자고 제안해 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도 “실무회동이 필요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했다.

회담 실무협상 진척에 걸림돌이 됐던 생중계 방식을 두고서는 양측이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회담 전부를 공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회담의 전제로 그것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진 언론 간담회에서도 “11년 만에 여야 대표회담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래서 (생중계가)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말씀드린다”며 “처음부터 그것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한 건 당연히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회담 일부 생중계 등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김우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MBC라디오에서 “형식상에서는 생방송, 생중계에 일정한 수위 조절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회담 의제를 두고서 양측은 막판까지 기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은 한 대표가 언급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압박하는 중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26일)이 한 대표에게 해병대 특검법 발의를 촉구한 시한”이라며 “집권여당 대표가 그 정도 능력조차 없는 바지사장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런 민주당의 공세를 회담과는 관계없는 정략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본다. 한 대표는 간담회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걸 정치게임으로 봐서 ‘이렇게 하면 여권이 이렇게 분열될 거야’ 이런 식의 포석을 두는 것”이라며 “그 포석을 제가 따라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로 특검 논의를 미루는 방안도 열어뒀다. 한 대표는 “지금 이 정국에서는 특검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고, 그게 대법원장 추천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이라면서도 “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을 해도 늦지 않는다는 (당내의) 생각도 그렇게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현수 박장군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