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골잡이’ 양민혁(강원 FC)이 18세 132일의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K리그에서 올 시즌을 마친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하기로 한 그는 ‘대선배’ 손흥민과 EPL 무대보다 대표팀에서 먼저 합을 맞추게 됐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9월 A매치에 나설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주축 멤버들이 이변 없이 명단에 포함된 가운데, ‘특급 신인’ 양민혁도 이름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이번 명단 발표를 앞두고 제일 큰 관심을 모았던 건 양민혁의 승선 여부였다. 올 시즌 준프로 신분으로 K리그 무대에 입성한 양민혁은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며 소속팀 강원의 ‘돌풍’을 이끌었다. 지난 6월 K리그1 사상 최초의 고등학생 프로 선수가 된 그는 7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시상에선 이달의 선수, 영플레이어, 이달의 골 등 필드 플레이어가 받을 수 있는 상을 모두 휩쓸었다. 이 역시 K리그 최초였다.
최근 토트넘과 5년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대세로 떠올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빅 리그 입성을 확정한 데 이어 이날 18세 132일 나이로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다.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순위에서 13위에 올랐다. 이는 18세 152일에 대표팀에 승선했던 손흥민보다도 20일이나 빠른 기록이다.
홍 감독도 양민혁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번 대표팀 선수 선발 배경을 설명하며 ‘원팀 정신’에 입각한 안정성과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팀 운영의 두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전했다. 홍 감독은 “양민혁이 그간 K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면 충분히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며 “지금은 기회를 주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기대를 크게 거는 만큼 대표팀에 와서도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민혁 외에도 K리그 출신 ‘새 얼굴’들이 3명 더 명단에 포함됐다. 풀백 황문기(강원)와 최우진(인천), 센터백 이한범(미트윌란)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가운데 최우진, 이한범도 각각 2004년생, 2002년생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줄 미래 자원으로 꼽힌다.
특히 최우진은 지난해 프로 데뷔해 올 시즌 28라운드 가운데 21경기를 출전하며 인천 유나이티드의 측면을 책임지고 있는 수비 유망주다. 그를 K리그 현장에서 지켜봐 온 홍 감독은 “포백 왼 측면에서 굉장히 정확하게 축구를 했다”며 “흥미로운 선수”라고 평했다. 이어 이한범을 향해서도 “미래지향적인 방향에서 뽑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