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숨진 김모(28·여)씨의 발인식이 25일 엄수됐다. 김씨의 아버지는 연신 “아빠가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발인식이 엄수된 경기도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유족들이 숨진 김씨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김씨 아버지는 딸의 관이 운구차로 옮겨질 때 연신 딸의 이름을 부르며 “미안하다”며 오열했다. 어머니도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뒤따르며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았으나 터져 나오는 울음을 막지 못했다.
어머니는 불이 났을 때 호텔 객실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딸이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온 순간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다.
김씨는 호텔에 불이 나고 20여분 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거 같아. 나 죽을 거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 일단 끊어”라고 말하며 숨을 몰아쉬었다.
딸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 “일단 부탁할게.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거 다 버려”라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 통화가 엄마와 김씨의 마지막 인사였다.
김씨는 평소 가족에게 따뜻한 큰딸이었다고 한다. 사고 전날까지만 해도 아버지 생일을 맞아 “아빠 생일 축하해 엄마랑 맛있는 거라도 먹고 잘 쉬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아버지는 그런 딸이 이제는 영정 속에서 아무 말 없이 있는 모습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고인을 포함해 부천 호텔 화재 참사의 희생자 7명의 발인은 오는 26일까지 모두 마무리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