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도전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애리조나주에서 후보 등록을 철회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CNN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의 러닝메이트인 니콜 섀너핸은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에서 대선후보 등록을 철회한다는 서류를 제출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유세할 때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23일 향후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발표할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를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최근 장관직 제시 등을 거론하며 유화적 신호를 보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합류를 타진해왔다.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층 표심 향방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박빙 승부에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한때 10%를 넘었던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은 최근 5% 안팎으로 줄었지만, 오차범위인 4%포인트 안팎의 격차를 벗어나지 못하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에서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 기반이 고령의 전·현직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며 모두 거부한 유권자, 이른바 ‘더블 헤이터’라는 점에서 정작 트럼프 캠프에 합류해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자신을 지지할 가능성에 대해 “모르겠다”면서도 “우리가 같은 주에 있게 됐고, 만나면 그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