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60대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중국동포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순호)는 전날 살인 혐의로 70대 중국동포 리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리씨는 지난 2일 오전 4시 40분께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중구 용역업체 환경미화원인 60대 조모씨를 흉기로 15회 넘게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리씨는 조씨가 물을 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팔을 붙잡는 자신을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화가 나 평소 지니고 다니던 흉기로 조씨를 공격했다. 리씨는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씨와 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조사됐다. 검찰은 리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불법체류자인 리씨는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인근 여인숙에서 거주하면서 노숙 생활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지난 4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검찰은 지난 7일 리씨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해왔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자 유족에 대한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