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쿨섹’ 日 고이즈미, 자민당 차기 총재 선호도 1위

입력 2024-08-23 11:53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로이터연합뉴스

‘40대 기수’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이 다음 달 27일 선출될 집권 자민당 차기 총재 선호도에서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TV도쿄와 함께 지난 21∼22일 18세 이상 595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기 자민당 총재로 거론되는 인물 11명 가운데 적합한 1명을 선택해달라는 질문에 응답자 23%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뽑았다고 23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지난달 선호도 조사에서는 15%를 얻어 2위에 머물렀으나 이번엔 지난달 대비 8%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위였던 이시바 전 간사장은 6%포인트 하락한 18%를 기록해 2위로 내려갔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11%),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8%), 고노 다로 디지털상(7%),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6%),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2%)이 차례로 3∼7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에 대한 지지는 자민당 지지층에서 명확히 확산하는 추세다. 자민당 지지층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차기 총재로 적합하다는 응답률은 전달보다 14%포인트 오른 32%에 달했다. 반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달 20%에서 이달에는 14%로 6%포인트 떨어졌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자신의 출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판단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그가 오는 31일쯤 출마 의사를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일본 정계에서 훗날 총리 재목으로 주목받아 왔다. 1981년생인 그는 현재 43세로 출마 후보자 중 가장 나이가 적고, ‘비자금 스캔들’ 온상으로 지목된 파벌에 몸담지 않아 세대교체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각료나 자민당 주요 간부로 활동한 경험이 없어 총재를 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그는 이른바 ‘펀쿨섹’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는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현지 환경단체 행사에서 “기후변화 같은 스케일이 큰 문제를 다루려면 즐거워야(Fun) 하고, 멋져야(Cool) 하고, 섹시해야(Sexy) 한다”고 말했다가 ‘펀쿨섹좌’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음날 일본 기자들이 “어떤 의미로 즐겁고 쿨하고 섹시한 대책이 돼야 하느냐”며 묻자 고이즈미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가 아니다”고 답하는 장면도 포착돼 온라인 밈(meme)이 되기도 했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최소 6명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후보자 수가 기존 최다인 5명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는 “후보자 난립은 정치자금 문제에 따른 파벌 해소 흐름을 계기로 소속 의원을 구속해 왔던 파벌 힘이 약해진 것이 배경”이라며 국회의원 투표보다 당원·당우 투표 결과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