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6주 낙태’ 의료진 4명 추가 입건 “살인 방조 혐의”

입력 2024-08-23 11:42 수정 2024-08-23 13:09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는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올린 A씨. 현재 이 동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A씨 유튜브 캡처

경찰이 ‘임신 36주차 임신중절(낙태) 수술’ 관련 의료진 4명을 추가 입건해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23일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수술에) 의료진 5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기존에 알려진 집도의 외에 마취 전문의와 보조 의료진 3명을 살인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수술을 집도한 원장과 해당 낙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20대 여성 유튜버를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또 병원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과 관련해 원장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유튜버는 이미 두 차례 경찰 조사에서 낙태 사실을 인정했고 경찰은 지난 21~22일 마취의와 보조 의료진 2명을 불러 조사했다. 마취의는 해당 병원 소속이 아니며 의료기관의 의뢰를 받아 수술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앞서 두 차례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태아의 화장 증명서와 사산 증명서 등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산증명서에는 ‘자연사산’으로 표기됐다. 경찰은 “화장 증명서와 사산 증명서가 위조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내용적인 측면의 사실관계 여부는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유튜버의 수술 날짜가 6월 25일이지만 화장 증명서가 발급된 것은 7월 13일로 차이가 있는 이유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 기간 태아의 시신은 병원 내부에 보관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자신을 20대라고 소개한 A씨는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후 “36주 차 낙태는 살인”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보건복지부는 A씨와 그를 수술한 의사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