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2명이 모두 숨지자 소방이 부실 설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3일 화재 현장을 찾아 사고 수습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 장관은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저도 동영상을 봤지만 에어매트가 뒤집히던데 설치 사항에 오류가 있었느냐”라고 물었다.
조 본부장은 에어매트가 정상 설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텔에서 뛰어내린 투숙객이 모서리로 떨어지면서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조 본부장은 “떨어질 때 중앙 부분에 낙하해야 가장 안전하고 그렇게 하도록 매뉴얼이 돼 있는데 모서리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차장 입구 경사도가 있는 바닥에 (설치된 에어매트의) 모서리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뒤집히는 현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문가 자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묻자 조 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서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전날 부천 호텔 화재로 투숙객 등 7명이 숨졌고 중상 3명 포함 부상자 1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사망자 7명 중 2명은 7층에서 에어매트로 몸을 던졌다가 숨졌다.
당시 부천소방서는 신고 접수 4분 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해 곧바로 호텔 외부 1층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에어매트는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살 수 있게 제작된 장비였다.
화염과 함께 연기가 호텔 내부를 뒤덮으며 상황이 급박해지자 에어매트 설치 7분 뒤에 7층 객실의 남녀 2명이 뛰어내렸다. 먼저 떨어진 여성이 에어매트의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지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혔다. 2~3초 뒤 곧바로 뛰어내린 남성도 큰 충격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방당국은 고층에서 뛰어내리더라도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인정했다.
소방의 신속한 출동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 조 본부장은 “최초 발화된 객실에 문들 닫고 나왔으면 괜찮은데 문을 열고 나와서 연기가 급격하게 확산됐다”며 “모텔 특징상 복도가 좁고 열 축적이 많아 투숙객들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