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는 카멜레온? 인디언?” 헐크 호건의 막말

입력 2024-08-24 00:02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사진) 미국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헨드릭자동차우수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프로레슬링 현역 선수 시절 헐크 호건. AFP연합뉴스, 헐크 호건 홈페이지

미국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본명 테리 진 볼리아)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피부색을 조롱해 행사장에서 야유를 받았다.

미국 연예매체 TMZ 유튜브 채널에 21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을 보면, 호건은 맥주 신제품 홍보 행사장에서 청중을 향해 “해리스는 카멜레온인가, 인디언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야유가 돌아오자 호건은 굽히지 않고 “해리스에게 보디 슬램(프로레슬링 기술)을 해주길 바라느냐”고 되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의 아버지는 자메이카, 어머니는 인도 출신이다. 호건은 피부색을 바꿀 수 있는 카멜레온에 비유해 ‘해리스 부통령이 인종을 바꾼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호건은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다. 지난달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의 찬조연설자로 단상에 올라 현역 시절 특유의 옷을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권 주자로 등장한 뒤부터 인종 공격을 시도했다. 같은 달 전미흑인언론인협회 초청 토론에서 “해리스는 자신을 인도계 혈통이라고 했다. 그가 변신하기 전까지 흑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해 논란을 촉발했다. 호건의 카멜레온 발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호건은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전신인 WWF에서 지난 세기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고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적 선수다. 하지만 2015년 7월 흑인 비하 발언으로 WWE에서 영구적으로 제명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프로레슬링계와 연을 맺어왔다. 사업가 시절에 WWE를 경영하면서 경기나 쇼에 직접 등장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