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處暑)가 왔음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열대야에 시달렸다. 낮 동안에도 습한 가운데 무더울 예정이어서 마법처럼 더위가 사라진다는 이른바 ‘처서 매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2일 밤 서울은 32일 연속 열대야로 역대 ‘최장 열대야’ 신기록을 이어갔다. 부산은 20일 밤 하루 멈췄던 열대야가 다시 나타났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29.2도, 인천 28.9도, 대전 29.8도, 광주 28.7도, 대구 28.5도, 울산 29.1도, 부산 29.1도 등으로 이미 30도에 이르렀다.
낮 최고기온은 30∼36도로 예상되며, 습도가 높아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는 33∼35도로 치솟을 전망이다.
한편 중국 산둥반도에서 기압골이 다가오면서 오후 들어서는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서해5도·강원내륙 및 산지·충청 20∼60㎜(경기북부와 강원북부 내륙 최대 80㎜ 이상), 제주 10∼60㎜, 남부지방 5∼40㎜, 강원 동해안 5∼30㎜ 등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처서를 기준으로 평균기온이 떨어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처서 매직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높아져 왔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처서(8월 23일) 서울의 평균기온은 24.8도로 전날(27.6도)에 비해 2.8도 낮아졌다. 최고기온 또한 22일 32.2도에서 23일 27.2도로 확연한 변화를 보였다.
올해 처서 매직이 통하지 않은 이유는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몰고 온 더운 공기의 영향으로 파악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종다리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북진하며 열대 해상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다량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