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었다”… 양육비 안주려 사망 기록 위조해 실형

입력 2024-08-22 08:06 수정 2024-08-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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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양육비 지급을 피하기 위해 정부 시스템을 해킹해 본인의 사망 기록을 위조한 미국의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미국 켄터키주 동부 지방검사실은 컴퓨터 사기와 신분 도용 혐의로 기소된 남성 제시 키프(39)가 법원에서 징역 81개월(6년 9개월)을 선고받았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키프는 지난해 1월 컴퓨터 해킹으로 다른 주에 거주하는 한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이를 이용해 하와이주(州) 정부가 운영하는 ‘전자 사망 등록 시스템’에 접속한 뒤 자신의 사망 기록을 조작하고 의사의 전자서명을 위조해 사망을 인증한 혐의를 받는다.

제시 키프. CNN 보도 캡처

그는 사망 기록 위조에 따라 미 정부의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사망자로 등록됐다. 키프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피하기 위해 사망 기록을 위조했다”고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방송이 판결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키프는 11만6000달러(약 1억5500만원)가 넘는 양육비를 미지급한 상태였다. 검찰은 그가 본인의 사망 기록 위조에 성공하자 이에 그치지 않고 여러 주정부와 기업 전산망에 침입해 접근 권한을 지닌 특정 신원 정보를 빼낸 뒤 다크웹에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려 시도했다고 전했다.

담당 검사는 “이런 범행은 자녀양육비 의무를 회피하려는 용납할 수 없는 목표에 기반한 냉소적이고 파괴적인 노력이었다”며 “컴퓨터를 이용한 범죄가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방법에 따라 키프는 형기의 85%를 반드시 복역해야 하고, 출소 후에는 3년간 보호관찰소의 감독을 받게 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