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전문가 “엠폭스, 코로나19처럼 안 돼…통제 가능”

입력 2024-08-21 14:06 수정 2024-08-21 14:07
지난 19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동부 무니기의 한 진료소에서 엠폭스에 걸린 어린이가 치료받고 있다. 민주콩고 보건부 장관은 다음 주에 미국에서 엠폭스 대응을 위한 첫 번째 백신이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가 확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유행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통제 방법 또한 알고 있다며 불안 확산 차단에 나섰다.

20일 영국 BBC 방송,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WHO 유럽 지역국장인 한스 클루게 박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엠폭스와 관련해 “변종 여부와 관계없이 통제 방법을 의료계가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공중보건 조치와 백신 접근 등을 통해 대응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최근 아프리카 지역에 이어 스웨덴에서도 엠폭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유럽 내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WHO는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고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클루게 박사는 2년 전에도 유럽에서 엠폭스의 유행 확산을 차단한 바 있었고, 이런 이유로 엠폭스로 인해 WHO가 유럽지역에 봉쇄령을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량 예방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며 “가장 위험에 처한 집단에게만 백신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2022년 5월 엠폭스 2형(clade 2)이 국제적으로 확산하자 WHO는 PHEIC을 선언했다.

이후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PHEIC는 지난해 5월 해제됐다. 하지만 같은 해 9월부터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1b형(clade 1b)의 엠폭스가 번지면서 부룬디, 케냐, 르완다, 우간다 등 주변 국가로 퍼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성적 접촉을 포함해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최근 1주일간 추가된 1200건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총 1만8737건의 엠폭스 1b형 확진·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이번에 확산 중인 엠폭스 1b형의 치명률은 이전보다 높은 3.6%로 추정된다.

아프리카 CDC는 지난 13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WHO도 이튿날인 지난 14일 엠폭스에 대한 PHEIC를 다시 선언했다. 해제 1년 3개월만이다.

아프리카 CDC는 1000만회분의 엠폭스 백신을 확보, 다음 주부터 민주콩고와 나이지리아에서 백신 접종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