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모레 금리 안 내려… 10월 첫 인하” 로이터 조사

입력 2024-08-20 17:05 수정 2024-08-20 17:0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1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오는 22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오는 10월 첫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달 13~19일 여론조사에서 경제학자 40명 중 38명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2일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20일 밝혔다. 나머지 2명은 3.25%로 0.25% 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부터 3.50%를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지난 6월 11개월 만의 최저인 2.4%에서 7월 2.6% 높아지면서 중앙은행의 목표인 2%에서 더 멀어졌다”며 “한은은 완화 정책을 시작하기 전에 물가가 안정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도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3% 넘게 하락했다.

로이터는 “올해 최악의 성과를 거둘 신흥시장 통화 중 하나인 한국 원화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첫 번째 금리 인하를 한은이 앞지르는 것을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문제도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한다.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하 조치가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통신은 “(그들은 금리 인하 시) 올해 1분기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4.3%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호주 ANZ은행 소속 연구원 크리스탈 탄은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된 금융안정 위험에 대한 지속적 우려를 감안할 때 한은은 신중하되 더욱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계속 표명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한은이 9월 연준의 기조 전환 가능성에 맞춰 10월에 금리 완화 주기를 시작하리라는 것”이라며 “정부도 9월부터 부채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할 예정으로 이는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4분기인 올해 10~12월에는 한은 기준금리가 적어도 3.25%로 인하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 경로를 전망한 경제학자 35명 중 27명이 3.25%로, 나머지 8명은 3.00%로 예측했다. 이 전망은 지난달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켈빈 램 수석연구원은 “우리는 한은이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높기 때문에 8월에 인하할 시급성은 없다”며 “한국의 주택가격은 현재 실제로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을 금리 인하 여부 결정의 중요 고려 요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달 주택가격 상승이 빨라지면서 서울 집값은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에는 한은이 연말까지 2.50%로 모두 0.75% 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