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명의의 당대표 당선 축하 난(蘭) 전달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벌어진 진실 공방과 관련해 “대통령의 축하마저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여러 차례 난 전달을 위한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강한 유감’ 표명까지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민주당 측에서 억지스럽게 책임 전가를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민주당 측이 수 차례의 연락을 받지 않은 점을 감안해 일단 축하 난 전달을 재차 시도하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당선 이튿날인 19일 홍철호 정무수석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 대표 취임 축하 난을 전달하려 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 측에 연락을 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얻을 수 없었고, 결국 난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대통령은 통상 신임 여야 대표가 선출되면 하루이틀 내로 축하 난을 전달한다.
이 과정이 언론 보도로 전해지자 민주당 공보국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사실관계가 바로잡히기를 바란다”는 강경한 입장을 냈다. “정무수석 예방 일자와 관련해서 조율 중이었으며, 축하 난 전달과 관련한 어떠한 대화도 나눈 바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의 설명을 종합하면 양측 실무진급에서 일정 조율이 잘 되지 않았고, 이후 김명연 정무1비서관이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통화 무산 뒤 이름과 함께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그에 대한 답변도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 명의의 축하 난 전달 용건으로도 연락이 안 되고 이후 언론을 통해 공방이 벌어지는 장면은 용산과 야당 사이의 현 관계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당대표 경선 때부터 영수회담 의향을 밝혀왔지만, 대통령실은 “국회부터 정상화돼야 한다” “야당 대표의 파트너는 여당 대표”라고 말해 사실상 거절 의사를 드러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