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가 임명했던 보수 판사 “해리스 뽑을 것”

입력 2024-08-20 15:01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연방 판사로 임명했던 저명 보수 성향 법학자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니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두고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마이클 루티그 전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CNN이 19일(현지시간) 단독으로 입수한 성명에서 “2024년 대선에서 미국 민주주의, 헌법, 법치주의의 수호자이자 보호자라는 칭호를 주장할 수 있는 정당과 후보는 단 하나”라며 “따라서 나는 주저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 공화당 행정부를 거친 루티그가 민주당에 투표하기는 처음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루티그 전 판사는 이번 선거에서 ‘현저히 부적합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막기 위해 당파적 구분을 제쳐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리스 지지 성명에서 “공공정책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견해는 나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미국 민주주의, 헌법, 법치 외 다른 문제들에 대한 그의 견해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며 “모든 미국인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루티그 전 판사는 트럼프와 공화당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을 시작했다며 그 부정적 영향이 세대를 거듭하며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20년 선거에서 이겼다는 그 전직 대통령(트럼프)의 계속되는 고의성 거짓 주장으로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더이상 국가 선거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갖지 못하게 됐고 많은 사람이 다시는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많은 젊은 미국인이 헌법적 민주주의가 미국에 가장 적합한 자치정부 형태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며 이를 ‘비극’으로 평가했다.

루티그 전 판사는 “미국이 선택할 때가 왔다”며 “모든 미국인이 일어나 미국 민주주의, 헌법, 법치주의를 믿는지, 미국이 같은 것을 원하는지, 아니면 원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CNN은 “루티그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여러 유명 공화당원의 대열에 합류했다”며 “여기에는 전 의원인 조 월시, 바바라 콤스톡, 애덤 킨징어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중요 연설을 맡았다. 월시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2019년 트럼프를 상대로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인물이다.

조지아주 부지사 출신 제프 던컨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달 말 기고문 형태의 칼럼에서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면서 해리스가 ‘또 다른 오점이 될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라고 비유했다.

루티그 전 판사는 해리스 공개 지지에 대해 ‘옳고 그름을 아는 것’과 그에 따라 행동하는 문제였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언젠가 우리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대답해야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답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