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탄핵’ 구치소 현장검증… 與 “사실무근 드러나” 野 “자료부실”

입력 2024-08-19 22:10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과 유상범 여당 간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구치소 현장검증 회의에 참석해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9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에 대한 김영철 차장검사의 위증교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장씨가 수감됐던 서울구치소 현장검증에 나섰다.

여당 의원들은 장씨의 구치소 출정 기록을 확인한 결과, 김 차장검사의 위증교사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며 야당이 추진 중인 탄핵 추진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출정 기록 등 자료가 부실하다며 맞섰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구치소 현장 검증을 마친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씨의) 수형생활 기록부가 정리된 전산자료와 내부 보고자료를 확인한 결과 김 차장검사가 2017년 12월 6일 (장씨를) 소환해서 출정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을 여야 의원들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언론은 김 차장검사가 2016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근무할 당시 피의자였던 장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적으로 만났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런 의혹이 허위임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유 의원이 언급한 날짜는 야권 등에서 김 차장검사가 장씨를 사적으로 소환해 위증을 교사했다고 주장한 시점이다.

유 의원은 “장씨는 법정구속된 2017년 12월 6일 오후 3시20분쯤 호송 차량을 타고 4시5분쯤 서울구치소에 입소했고, 5시8분쯤 입소 사실을 보고하는 내부 공문까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이와 함께 김 차장검사가 2018년 2월 11일 검사실에서 장씨의 아들 생일파티를 열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당시 김 차장검사는 대검찰청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며 “2월 11일 특검에서 장씨를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전산 자료상 확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날짜에 장씨는 특검에 가서 조사를 받았지, 김 차장검사가 근무했던 대검에선 소환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여야 의원들이 현장에서 서류와 전산 자료를 전부 확인한 결과 김 차장검사와 장씨는 그날 아예 만나지 않았다는 강력한 알리바이가 나왔다”며 “민주당은 사과하고 탄핵소추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야당은 출정 기록관리 자체가 부실하기 때문에 출정 기록만으로는 김 차장검사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2017년 12월 6일 (장씨의) 법정구속 시간과 수감 시간 사이에 약 1시간 간격이 있다”며 “이 시간 동안 김 검사가 장씨를 중앙지검에 불러서 위로하고 위증을 교사했을 개연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구치소의 기록 관리가 어처구니가 없다”며 “출정 기록이라고 보여준 자료에는 검사 또는 법원에서 출정을 요청한 시간만 나와 있을 뿐 실제 언제 출정을 나가고 돌아왔는지는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1심 선고가 난 장씨를 수차례 특검과 중앙지검에 부른 이유를 검찰이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이를 밝히지 못하면 장씨에게 황제 수감 특혜를 준 것으로밖에 볼 수 없고 명백하게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장씨 출정 기록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법사위원들이 여러 차례 위원회 의결을 거쳐 요구한 자료임에도 현장 검증까지 이어지게 한 법무부의 위법적인 행태에 대해 강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