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다 쓴 자영업자 중 사정이 나빠져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의 절반이 5060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연체한 금액은 12조원이 넘는다.
1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말 기준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는 총 336만7000명, 대출액은 1119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7~9월) 말 1118조5000억원이었던 자영업자대출 규모는 같은 해 4분기(10~12월) 말 1117조4000억원으로, 올해 1분기(1~3월) 말 1115조7000억원으로 내리막을 걷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채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 중 연체자와 그들의 대출액은 지난해 4분기 말 8만명·19조원, 올해 1분기 말 8만8000명·20조6000억원, 2분기 말 9만3000명·21조700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6%는 5060이다. 이들이 갚지 못하고 있는 원리금은 12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자영업자의 위기는 내수 부진 탓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2로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했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세계를 덮쳤던 2009년 1분기(-4.5%)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권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0.69%로 2014년 11월(0.7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정부는 수출 증가가 내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보지만 외국에서 잘 팔리는 반도체 산업과 소매 판매 간 연관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행이 연 3.5%인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최근 일부 지역 집값이 치솟는 등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 문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