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오름에서 월정리까지 용암이 흘러간 14㎞의 흔적

입력 2024-08-19 13:13 수정 2024-08-19 13:15
용암동굴 무리의 하나인 벵뒤굴의 모습. 제주도 제공

깊은 지하에서 분출된 용암은 골짜기를 따라 낮은 곳으로 흐른다. 차가운 공기와 만나는 바깥쪽은 먼저 굳어 암석이 되고, 안쪽 용암은 굳지 않고 흘러 동굴이 만들어진다. 내부가 잘 보존된 용암동굴은 지질학적 가치가 크며,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 공간이자 아름다운 자연 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거문오름용암동굴계를 촬영해 화보집을 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중 용암동굴만을 주제로 한 최초의 화보집이다.

8개 동굴(벵뒤굴,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에서 촬영한 130여점의 작품을 실었다. 동굴 입구와 내부 경관, 동굴 생성물, 용암동굴 내부 생태계 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동굴 내부 모습만 담아 희소성을 더했다.

제주도 용암동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거문오름용암동굴계에 대한 설명과 용암동굴의 형성과정, 동굴 내부의 대표적인 생성물과 구조에 대한 해설을 함께 수록했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제주 동쪽 거문오름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분출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지표를 따라 흘러가며 만든 용암동굴 무리를 말한다. 2007년 한라산, 성산일출봉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의 지질학적 보물이다.

화보집의 제목은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월정리 바닷가까지 이동한 거리를 담아 ‘어둠에서 빛으로…14㎞의 여정’으로 붙였다.

화보집은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국·공립 도서관 등에 배부할 예정이며, 수록된 작품은 향후 학술, 교육, 홍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화보집이 세계자연유산의 진정한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