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도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예배 분위기를 흐리고 사용자뿐 아니라 다른 성도들의 주의력도 약화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디지털 기기 발달로 교회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성경을 읽는 성도들이 증가하는 세태를 지적한 것이다.
라이프웨이리서치의 전 대표이자 교회성장 전문가인 톰 레이너 목사는 최근 처치앤서스 홈페이지에 ‘예배에서 회원들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장해야 하는 7가지 이유’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레이너 목사는 30년 이상 담임목사, 임시목사, 또는 초청 목사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다 8년 전 설교 초대를 거의 거절하기로 결단했다고 한다.
그는 “다른 교회에서 설교자로 나가는 게 아니라 교회 회원으로서 지역교회에서 활동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책 ‘아임 어 처치 멤버(I Am a Church Member)’를 저술했지만 적어도 자신이 교회 회원의 관점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교회 회원으로 예배를 드리던 그는 교회에서 생각지 못한 풍경을 발견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여러 사람이 있었는데 이들은 (예배 도중) 받은 알림을 클릭하고 있었다. 레이너 목사는 “지난해 가을 한 교회 성도가 그 주의 대학 풋볼 순위를 보고 있는 것을 어깨너머로 봤다”며 “부끄럽게도 제가 해야 할 것보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성도를) 더 오래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고향의 영화관에 갔는데 영화 예고편에서 모든 사람이 디지털 기기를 꺼야 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어떤 면에선 극장이 교회보다 (스마트폰 사용 금지에 대한) 기준이 더 높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레이너 목사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예배 도중 성도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장할 것을 당부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예배를 방해하고 사용자뿐 아니라 다른 성도들의 주의력도 산만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폰에는 중독성 있는 콘텐츠가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그는 “Z세대는 소셜미디어 접속뿐 아니라 유해한 사이트가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한 뒤 불안증세, 우울증, 자해, 자살 증상이 극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교회가 스마트폰 없이 성경을 읽거나 메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그는 설교 내용을 키보드가 아닌 펜으로 필기하는 것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성경을 읽고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는 커뮤니티 활동으로 공동체 경험을 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우리를 공동체가 아닌 고립으로 내몬다”며 “예배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보다 전화에 더 집중한다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전달하는 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