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순찰차서 숨진 채 발견 여성 36시간 동안 갇혀

입력 2024-08-18 17:16 수정 2024-08-18 17:30

경남 하동에서 경찰 순찰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이 30시간이 넘도록 순찰차 안에 혼자 갇혀 있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하동경찰서에 따르면 40대 여성 A씨는 지난 16일 오전 2시쯤 하동경찰서 진교파출소 주차장의 잠겨있지 않은 순찰차에 혼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경찰이 파출소 주변 CC(폐쇄회로)TV 화면을 통해 A씨가 순찰차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없으나 순찰차 근처에서 사라진 모습이 확인됐다.

경찰에 의해 A씨가 발견된 지난 17일 오후 2시쯤까지 파출소 내 있던 순찰차가 출동 등 운행을 하지 않아 경찰은 A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A씨 가족은 A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자 다음날인 17일 오전 11시쯤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을 위해 순찰차 문을 열었다가 뒷좌석에서 숨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문이 잠겨있지 않은 순찰차에 A씨가 들어간지 36시간 만에 발견됐다. A씨는 발견 당시 특별한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순찰차는 뒷좌석에 탄 범죄 혐의자 등이 주행 중 문을 열고 뛰어내릴 우려 방지를 위해 뒷좌석에 손잡이가 없어 안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구조다.

또 앞좌석과 뒷좌석 역시 안전 칸막이로 막혀 있어 앞으로 넘어갈 수 없다. 이 때문에 A씨가 차 안에 장시간 갇혀 있다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순찰차에 갇혀 있을 당시 하동군은 폭염 경보가 발령 중이었으며 A씨가 발견된 17일 오후 2시 하동 지역 기온은 34도를 기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오는 19일 부검을 통해 A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한편 순찰차 문이 잠기지 않았던 이유와 A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하동=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