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의 복구 작업이 점차 마무리되고 있다. 화재 원인 및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경찰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인천 서구는 화재 발생 이후 단수·단전됐던 청라 A아파트 전체 1581세대에 정상적으로 수도와 전기가 공급되는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공용전기가 끊겨 멈췄던 1개 동의 엘리베이터도 전날부터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다. 정비가 끝난 지하주차장은 화재 구간(6개 동)과 임시 지지대 설치 구역을 제외하고 다시 개방됐다.
세대별 청소도 이뤄지면서 청라2동 행정복지센터 등 임시주거시설에 머물던 이재민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화재 발생 이후 800명을 훌쩍 넘겼던 이재민은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413명까지 감소했다. 세대별 청소는 앞으로 최대 7일간 더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최근 화재 원인 등을 밝혀내기 위해 최초 목격자와 처음 불이 난 벤츠 전기차 소유주 B씨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B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전기차 정기 점검을 받았다”며 “그동안 아무 문제 없이 잘 타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또 화재 발생 59시간 전에 주차를 한 뒤 차량을 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서부경찰서에 보관된 화재 차량의 배터리팩을 다시 분해하는 등 3차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경찰은 화재 발생 직후 임의조작으로 스프링클러를 끈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씨에게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C씨는 관리사무소 방재실 수신기로 화재 신호가 전달되자 스프링클러 밸브와 연동된 정지 버튼을 누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곧 조사 일정을 잡아 C씨를 상대로 스프링클러를 끈 이유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A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연기를 마신 주민 22명과 온열질환 증상을 보인 소방관 1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아울러 번진 불로 차량 87대가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