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말씀을 묵상하고 통찰을 나누며 ‘따로 또 같이’ 주일 설교를 준비하는 소모임인 ‘프로페짜이(Prophizei)’가 확산하고 있다. 프로페짜이는 스위스의 종교개혁자 훌드리히 츠빙글리(1484~1531)가 1525년 6월 취리히 그로스뮌스터교회에서 시작한 목회자들의 설교 준비 모임으로 한국에선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미목원·원장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이 주도해 왔다. 연구원은 한국교회 묵상 운동을 이끌어온 두란노 ‘생명의삶 PLUS’ 성서유니온 ‘매일성경 묵상과 설교’ 한국실천신학연구소의 ‘예배와 강단’과 함께 대규모 프로페짜이 포럼을 준비 중이다.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한기채 목사)에서 ‘2024 프로페짜이 포럼’을 위한 준비 모임을 열었다. 한국교회 큐티 운동을 이끌어온 양대 축인 두란노 ‘생명의삶’과 성서유니온 ‘매일성경’ 가운데 특별히 목회자를 위한 월간지인 ‘생명의삶 PLUS’와 격월간지 ‘묵상과 설교’의 담당 국장 등이 참석했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등을 대표하는 목회자들과 함께 1년 52주 교회력과 성서정과에 따른 주석과 설교문을 만들어 온 한국실천신학연구소의 ‘예배와 강단’ 운영위원장인 임희국 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도 실무진과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미목원 원장인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는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는 건 말씀”이라며 “말씀이 강단에서 잘 선포되고 목회자들이 설교 준비에 전념하는 것이 한국교회를 바로 세우는 시작”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도 “장신대 은퇴 무렵 사회의 지탄을 받은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무너지는 한국교회를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 고민하다가 목회자들이 말씀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예배와 강단’ 사역에 전념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목원과 한국실천신학연구소는 매주 초반 목회자들과 같은 성경 본문으로 묵상하고 소그룹에서 의견을 나누며 이를 바탕으로 주일 각자 소속 교회에서 따로 설교를 진행하고 그다음 주에 다시 모여 지난 설교에 대한 피드백을 공유하는 등의 프로페짜이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성서유니온과 두란노 역시 출판물 제작을 넘어 지역 목회자들의 설교 공동 준비 모임인 프로페짜이 형태의 네트워크를 고민하다가 이번 포럼에 참여하게 됐다.
다음 달 19일 중앙성결교회에서 열리는 프로페짜이 포럼은 미목원 이사장인 김지철 전 소망교회 목사의 인사로 시작해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의 기도, 박경수 장신대 역사신학 교수의 종교개혁과 프로페짜이 역사 강의, 김영봉 미국 와싱톤사귐의교회 목사의 목회자용 묵상과 설교 강의 등이 이어진다. 오후엔 두란노 성서유니온 한국실천신학연구소 미목원 등의 각자 트랙별 소개가 이어지고 프로페짜이 실습도 진행된다.
박 목사는 “제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건강한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사도행전 공동 본문의 설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프로페짜이 포럼은 이를 목회자 말씀 운동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