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공약에 대해 “지금 당장 해보라”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웃음소리를 비난하는 등 인신공격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러에서 열린 유세에서 “카멀라는 최근 소위 경제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첫날부터 식량과 주택 비용을 낮추겠다고 말했지만, 카멀라의 첫날은 3년 반 전(부통령 취임 시점)이었는데 왜 그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부통령 시절 하지 못한 정책을 대통령이 된다고 갑자기 해낼 수 없다는 요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오늘은 (바이든 행정부 취임) 1305일째이다. 왜 그는 멋진 남편과 함께 멋진 작은 집에서 벗어나 워싱턴으로 가서 (물가 안정 정책을) 지금 하지 않는가”라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6일 물가 안정을 뼈대로 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식료품 분야에서 대기업을 단속해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주택 문제에서도 4년간 주택 300만호 공급, 계약금 용도의 2만5000달러(약 3400만원) 지원 등 대책을 발표했다. 중산층과 저소득층 등 1억 여명에게 세금 감면을 주는 정책도 포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계약금 지원 공약에 대해 “누군가가 우리에게 집값 2만5000달러나 모든 종류의 작은 선물, 보편적 의료 서비스를 준다고 할 때 조심해야 한다”며 “해리스는 이행할 수도 없고, 승인받을 수도 없는 것들을 약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정책을 언급하다 돌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도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민주당을 비판하다가 지지자들에게 “잠시 프롬프터를 꺼도 괜찮겠나”라고 물은 뒤 “조 바이든은 카멀라를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한 칼럼이 해리스 부통령의 장점으로 외모를 꼽은 사실을 언급하며 “나는 내가 카멀라보다 훨씬 더 잘생겼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카멀라보다 더 잘생긴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의 웃음소리를 비난하면서 “카멀라는 말을 잘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날 보고 횡설수설한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나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 토론, 관세, 자신의 외모와 해리스의 외모 비교, 불법 이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협상 이야기, 마크롱의 프랑스 억양을 흉내 낸 이야기 등 모든 것을 다루며 두서없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