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모아서 후배가 하는 시스템” 김연경도 지적한 ‘체육계 악습’

입력 2024-08-17 18:02
유튜브 채널 '유 퀴즈 온 더 튜브' 캡처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대표팀에서 막내로 7년간 빨래·청소 등을 맡아온 사실이 알려지며 배구 선수 김연경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해 “빨래를 모아 후배가 하는 시스템”이라며 배구계 악습을 지적한 바 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난해 5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김연경의 발언이 화제다. 막내 생활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연경은 “쉽지 않았다. 당시에 선배님들도 많이 있고 규율이 심할 때여서 많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고 토로했다.

유재석이 “선배들은 세탁기를 쓰고 막내들은 손빨래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김연경은 “선배들이 시킨 게 아니라 팀 자체에 규율이 있다. 그게 전해져 내려오는 약간 그런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유 퀴즈 온 더 튜브' 캡처

그러면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청소하기도 하고 그때는 빨래를 다 같이 모아서 후배들이 하는 시스템이었다”며 “빨래도 산더미처럼 많았다. 밥 먹기 전, 아침 식사 전에 청소도 해야 한다”고 회상했다.

김연경은 “배구 경기를 하러 왔는데 배구보다 빨래하고 청소하는 시간을 더 많이 쓰니까 연봉 협상할 때 그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이 이후 악습이 사라졌냐고 묻자 “들어줬다. 그런 게 많이 개선되면서 선수들이 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들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답했다.

안세영이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김연경이 지적한 배구계 악습은 안세영이 최근 폭로한 배드민턴계 악습과 유사하다. 앞서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대표팀 발탁 이후 7년간 대표팀의 빨래와 청소를 전담했다고 주장했다.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을 교체도 안세영이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 측은 지난 2월 협회 관계자를 만나 선수촌 내 생활개선 등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대표팀 코치진은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에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