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죽음 맞은 푸틴 정적 나발니… 러시아, 결국 병사로 결론

입력 2024-08-16 17:03
철창에 갇힌 알렉세이 나발니. AP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인을 ‘병사(病死)’로 결론지은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그의 사인(死因)을 조작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발니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47)는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나발니가 사망 당시 수감되어 있던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조사위원회가 작성한 세 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지난주 입수했다”고 밝혔다.

나발나야는 당국이 해당 문건에서 나발니가 담낭염, 척추간 탈장, 황색포도상구균 감염 등 여러 질병을 앓았다고 적시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질병으로 얻은 부정맥으로 인해 나발니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발나야는 당국의 이 같은 조사 결과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나야는 “나는 이것이 진실이 아니며 그들이 그날 실제로 일어난 일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 박동 장애는 사후에 확인될 수 없으며, 알렉세이는 생전에 심장 질환을 앓지 않았다”며 “나발니의 부모가 그의 사망 불과 며칠 전에 그를 만나 몇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앞서 나발니는 올해 2월 시베리아 감옥에서 돌연 사망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인 그가 갑자기 숨지자 정치권에서는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일었다.

한편 WSJ는 야말로네네츠 조사위원회가 나발나야의 주장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으며, 나발나야가 입수했다는 문건에 대한 진위 판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