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44)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문 전 대통령 부부의 계좌를 추적해 거래 내역을 파악 중이다. 검찰은 이스타항공을 운영 중이던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민주당 공천, 중소벤처진흥공단 이사장 임명 등을 대가로 서씨를 타이이스타젯 임원 자리에 임명하고 그 가족의 태국 이주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 3부는 “법원으로부터 적법하게 발부받은 (문 전 대통령 부부) 계좌 추적용 영장에 기초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영장에는 문 전 대통령 부부 명의의 계좌와 뇌물 수수 혐의·기간 등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2020년까지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문다혜씨, 아들과 함께 태국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기간 동안 타이이스타젯으로부터 매달 월급 800만원과 빌라 임대료 약 350만원을 지원받았는데 검찰은 이같은 지원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판단했다. 서씨는 지난 2021년 다혜씨와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다혜씨가 청와대 경호처 직원,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던 전 청와대 춘추관장 유모씨, 김 여사 단골 디자이너 딸 양모씨 등과의 금전 거래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 다혜씨 가족을 경호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은 다혜씨로부터 한국 돈과 태국 돈을 합쳐 약 66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중소벤처진흥공단 태국지사 직원들이 다혜씨 가족들이 머물 현지 아파트를 알아본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씨는 올해 2월부터 3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진술을 거부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지자 문재인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치보복”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윤건영 진성준 이용선 민형배 고민정 정태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은 정치 보복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전 사위 관련 수사는 검찰이 무려 4년 동안 스토킹 수준으로 대통령의 주변을 탈탈 턴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대통령 사위가 취직해 월급을 받는 게 뇌물이면, 대통령 가족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냐”며 “정치검찰의 끝은 파멸이고 국민 목소리를 듣지 않는 권력의 끝은 몰락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에는 고민정 권향엽 김기표 김승원 김영배 김우영 김태선 김한규 문대림 문정복 민형배 박상혁 박수현 복기왕 송재봉 신정훈 윤건영 윤종군 이기헌 이용선 이원택 전진숙 정태호 진성준 채현일 한병도 한준호 의원(가나다 순) 등 27명이 이름을 올렸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