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급기야 광복절도 둘로 쪼개졌다” 탄식…배경은

입력 2024-08-16 06:34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나라가 둘로 쪼개질 듯이 정치권과 우리 사회가 분열되는가 했더니 급기야는 광복절도 둘로 쪼개졌다”고 탄식했다.

김 지사는 15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님이 ‘일본 우익과 내통해 전전 일본과 같이 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며 오늘 정부 주최 경축식에 불참했다. 광복 79주년, 도대체 대한민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더해 독립기념관 및 3대 역사기관(한국학중앙연구원장·동북아역사재단·국사편찬위원회)에 뉴라이트 인사를 임명했다”며 “왜곡된 역사관을 갖고 일제에 왜곡된 주장에 동조하는 듯이 보이는 이들을 기관장에 임명하고 반성과 사과가 없는 일제에 면죄부를 주고 있지 않냐”고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적대와 반목은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는 역사다.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국민통합은 역사와 현실을 직시하는 것, 통렬한 자기반성, 상대에 대한 이해와 관용 그리고 화합에서부터 출발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김 지사는 유일한 생존 여성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와 해방 뒤 이념 갈등으로 일본에 거주하다 지난해 귀국한 오성규 지사를 소개하면서 “이런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이분들의 뜻을 소중히 기리고, 더 크게 잇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도리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중앙정부를 대신해 최근 경기도가 희생자 유해 발굴에 착수한 것을 말하면서 “강제동원 피해자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 고통을 치유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정립하겠다. 경기도는 과거의 진실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제대로 된 역사관을 세우기 위해 용기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념과 정파를 떠나 광복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라를 위해서 힘을 보태자. 경기도가 1410만 경기도민과 함께 먼저 그 길에 나서겠다”며 경축사를 마무리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